국민대 로고 온라인 갤러리

테마 _ 여덟 개, 그림자의 남쪽

HOME 테마 여덟 개, 그림자의 남쪽
Improvise a landscape 2
감상하기

Zoom image 마우스를 올려주세요.

백민영
2012년 /

소재 :  Acrylic on canvas

크기 : 2000x1000mm

이사를 오랫동안 하지 않고 한 집에 계속 머무른 우리 가족이 어느 순간부터 하게 된 일이 있다. 집을 수리하는 것도 아니고 어디를 인위적으로 모양을 바꾸는 것도 아니다. 바로 가구를 옮기게 된 것이다. 가족들은 감각적으로 가구를 움직인다. 재보지 않아도 오랫동안 가구와 교감을 했기에 어느 위치에 어떤 가구가 들어갈지 감각적으로 안다. 서랍을 열어보았던 무수한 경험들은 서랍의 너비를 가늠케 한다. 물건을 쌓아보았던 수많은 경험들이 그 가구의 높이를 짐작케 한다. 한 집에 오랫동안 머물렀다는 것은 집 내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. 바로 집이 세워진 그 터전, 집을 에워싼 환경과도 연관된다. 이렇게 낡은 가구가 있는 집 내부에는 꽤나 큰 나무가 있을 법도 하다는, 그 '어울림'이 존재하는 것이다.

 

집 내부는 어느새 거실 유리창을 통해 불어온 바깥 공기가 들숨 날숨을 쉴 때마다 서로 교감하고 있었다. 캄캄한 밤이면 블라인드 사이로 들어오는 바깥 그림자가 집 안의 분위기를 주도 하고 있었다. 오랫동안 한 집에 머문다는 것은 가족과 가구는 물론이거니와 가구와 집 외부의 풍경도 역시 서로가 마주하고 조우하고 있었던 것이다.

태그

댓글(0)